저는 지난 봄에 이미 603-1 Olive 제품을 구매하여 아주 만족스럽게 잘 입고 있었습니다.
적당히 슬림하면서도 활동성 좋은 핏과 가먼츠 다잉된 매력적인 색감이 어우러져서 칼주름 잡지 않고 편하고 캐주얼하게 입는 치노 팬츠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제품이었죠.
그런데 이번 FW에 603 핏이 603-1과 좀더 차별화되는 방향으로 리뉴얼되어 출시된다고 해서 어떤 느낌일까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프리뷰 때 본 새로운 603 치노 팬츠는, 603-1보다는 조금 더 점잖은 느낌이었습니다.
밑위가 넉넉하게 수정이 됐고, 힙과 전체적인 다리 통도 603-1보다는 확실히 여유로워졌더군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바지에 칼주름이 잡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조금 더 포멀한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원단의 느낌도 가먼츠 다잉이 돼서 빈티지한 느낌이 강했던 603-1라인과는 달리 조금 더 단정하고 정돈된 질감과 색감이었네요.
스트레치 재질이 혼방되어서 두께감이 있음에도 조금 신축성이 있고 편안한 느낌의 603-1과 달리 603의 원단은 조금더 단단하고 톡톡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벙벙한 아저씨 핏에, 고리타분하고 흔한 베이지 컬러의 치노 팬츠라는 것은 아니고요.
착용감은 편안한데도 막상 입고 거울 앞에 서면 생각보다 슬림하고 날렵하게 뚝 떨어지는 멋진 실루엣으로 비춰지는게 신기하더군요.
오히려 다리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키니한 팬츠보다, 적당한 통의 603이 다리의 결점을 가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다리가 도리어 더 곧고 길어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무게감 있는 턴업으로 브레이크 걸리지 않도록 딱 떨어지게 수선하니 아주 단정하면서도 또 깔끔한, 다소 포멀한 착장에도, 또 좀더 프리한 착장에도 잘 어울리는 범용성 높은 핏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흐릿하지 않고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어디에나 잘 어우러지는 베이지 색감과 과도한 광택 없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원단의 텍스쳐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톡톡하면서 아주 깔끔하게 떨어지는 원단의 두께감은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정도이지만, 특히 가을 겨울에 더욱 적절하다고 생각하고요.
봉제나 부자재의 퀄리티는 바스통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죠.
단단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된 옷의 만듦새는 뒤집어서 봤을 때 감탄을 자아내고, 하나하나 옷에 딱 떨어지도록 세심하게 선택된 부자재들은 옷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아무튼 상의와 신발을 가리지 않고 멋스러운 실루엣으로 어디에나 잘 어울리면서, 입었을 때 몸이 참 편안한 팬츠입니다.
바스통은 바지도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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