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도 끝나고 아침 저녁 공기가 부쩍 선선해졌습니다. 2021년 여름은 유독 길고 지루했던 터라 가을 소식이 유독 반갑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엔 평년보다 일찍 옷장 정리를 하며 보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스웨터들을 하나씩 꺼낼 때입니다. 손에 닿는 감촉, 다양한 색깔들로 느끼는 시각적 즐거움이 다른 옷들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바스통 305 니트를 발견하고 든 생각은 ‘아, 이 니트가 있었지.’ 남성들이라면 아마도 네이비 색상의 스웨터는 소재, 스타일, 용도별로 몇 벌씩 가지고 계실 겁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차분한 네이비 색상의 이 니트는 옷장에서 발견하기 전까지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네이비 색상에 가볍지만 풍성한 짜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핏까지. 305는 그야말로 스탠다드입니다. 지극히 기본에 충실하지만 원단과 핏 덕분에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이유도 그것이고요. 처음 옷을 입으며 어느 자리에 입으면 좋을지 떠올려 봤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정도 격식을 차려야 할 자리,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은 사람과의 만남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 옷을 입고 면접관으로 참석했고, 강연 등 많은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305의 가장 큰 장점은 캐시미어 30%가 포함된 원단입니다. 합성 소재부터 모 100%, 캐시미어 100%까지 다양한 소재의 스웨터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적절한 모와 캐시미어 혼방입니다. 캐시미어 소재가 가볍고 보온성과 터치감이 좋지만 관리의 어려움 등 단점 역시 뚜렷하기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거든요. 시중에는 80/20, 90/10 비율의 원단이 많은데 305는 70/30 비율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터치감이 부드럽고 무게 역시 가볍습니다. 옷의 형태가 잘 유지되는 것은 모 혼방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305를 입으며 이 70/30 비율이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단의 발색 역시 우수해서 흔한 네이비 컬러의 니트가 아닌, 직접 만져보지 않아도 좋은 소재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질감과 은은한 광택이 있습니다. 캐시미어의 비율이 높아서인지 보풀이 생각보다 쉽게 발생하지만 위에 언급한 장점들이 그것들을 상쇄하고 남습니다.
몸을 적당히 감싸는 스탠다드 핏은 이 옷을 오랫동안 옷장에 머물게 하는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키 180에 몸무게 73kg 정도로 L 사이즈를 입습니다. 이너로 티셔츠를 입으면 적당히 여유롭고 셔츠/타이 위에 입으면 실루엣이 드러날 정도로 핏되는 느낌입니다. 단독으로 입어도 좋지만 코트, 재킷과 함께 입을 때 빛을 발하는 옷이라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즐겨 입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바스통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305 스웨터 역시 ‘충실한 기본기, 좋은 소재와 핏’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성이 강한 옷이 아니라 눈에 띄고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아도 가장 손이 많이 가고 또 오래 옷장에 머무를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입을 기본 스웨터를 찾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상품 페이지를 다시 보니 제가 구매한 뒤 몇 차례 디테일 수정이 있었던 것 같네요. 브랜드와 시리즈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바뀐 305 니트도 경험해 보고 싶어집니다. 이번 시즌 업데이트 기대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을/겨울을 좋아하는데요. 그 이유는 포근한 니트와 다양한 아우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님께서도 아끼시는 니트를 꺼내고 머플러를 준비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고객님의 리뷰를 읽고 아 이제 저도 니트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