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 : 171cm
• 몸무게 : 73kg
• 신발 사이즈 : 280mm
• 허리 사이즈 : 31~32size
• 제품 사이즈 : L

 내가 바스통을 너무 사랑하는 모습을 본 친구가 선물로 사준 스트라이프 니트입니다. 대충 사진으로만 접했을 때에는 면으로 된 스트라이프 티셔츠인 줄 알았는데 울 100%로 된 니트라길래 놀랐었죠. 처음 입어봤을 때도 무척 부드러운 질감 때문에 눌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울 100% 니트는 처음 입어 보는데 제가 입었던 옷 중에 가장 부드러웠던 것 같아요. 맨살에 입었는데 아무것도 안 입은 것만 같이 부드러워서 좋았어요. 특히나 소모사^{곱고 가는 원사}를사용해서 니트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바스통 홈페이지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티셔츠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구매하고 싶어져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니트라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그만큼 원사의 밀도가 촘촘하다는 것이죠. 다만 단점 아닌 단점이 한 가지 있는데 조금 뒤에 다루도록 할게요.

 울 100% 소재에 밀라노 조직으로 밀도까지 촘촘하니 입었을 때의 느낌은 무겁게 찰랑거리는 느낌입니다. 옷 자체가 무겁다는 것이 아니고, 옷이 떨어지는 느낌이 마치 머리에 린스를 잔뜩 발라 찰랑 거리는 것처럼 무겁게 찰랑이며 떨어지는 느낌이예요. 그래서 어깨부터 가슴 라인까지 착 감기는 듯한 착용감이 있습니다.

 단, 이 착 감기는 것 때문에 몸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 있습니다. 몸매가 자신 있는 분들이라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살이 조금 쪄서 가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경우 몸매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듯합니다.

 또한 울 소재라서 크루넥의 감촉조차 엄청 부드러웠습니다. 목에 딱 맞게 감싸주는 한편 거슬리지도 않죠.

 또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왼쪽 팔 편에 앵커 자수가 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자수 밑에는 이런 글귀도 새겨져 있죠.

"Sea Master!"

 건지울른스의 녹색 긴팔 니트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이 니트 왼팔에 새겨져 있는 앵커 자수를 보자마자 생각이 났어요. 건지울른스 니트의 앵커 자수는 투박하고 거친 상남자 같다면, 바스통 크루넥 니트의 앵커 자수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뿜어냅니다. 각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히 착용감은 바스통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건지울른스의 니트는 착용감이 개인적으로 참 별로입니다. 맨살에 입으면 엄청 따갑거든요. 그런 것조차 감성이긴 하지만요.

 니트 소재로 만들면 원사를 사용해 편직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제품도 시접처리가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원단 끝의 마감도 간결합니다. 마감 때문에 거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추가적으로, 원단이 원단인 만큼 그다지 두껍지 않은데도 상당히 따뜻한 편입니다. 그리고 자주 입다 보니 보풀도 아주 조금씩 생겨서 보풀에 예민하신 분들이라면 보풀 제거기를 챙겨두심이 편하실 듯합니다. 심지어 울 소재의 경우 물에 무척 취약한 편이라 습기 찬 날에 입거나 습기가 가득한 공간에 보관하시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탁할 때도 드라이를 맡기시거나 손세탁을 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 옷이 좋은 이유는 몸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착용감과 찰랑거리는 옷의 기분 좋은 느낌, 그리고 쾌청한 날씨에 어울리는 바다 사나이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런 낭만을 선사하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