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구매한 005 왁스자켓을 입고, 현재 캐나다 로키산맥 여행 중입니다.

감사함 표현하고 싶고 부탁드릴 점이 있는데, 이메일을 보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알아보다가 게시판을 찾아 글을 남깁니다.

어제 외승(밖에서 말을 타고 자연경관 즐기기)을 하면서 카우보이 형 누나들에게 "I love your jacket!" 을 수차례 들었습니다. 듣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 이 말을 전해 들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더라고요. 저는 편안하게 비용만 지불하고 제품을 즐깁니다. 돌아보면 005 자켓이 저한테 오기까지 거쳐왔을 고민의 시간, 수많은 결정과 그로 인한 포기들, 많은 사람과 협력, 시행착오와 피드백, 경제적 문제 등등 기나긴 과정에서 함께 하셨던 바스통 직원분들과 대표님이 들으셔야 할 말입니다. "I love your jacket!"

2020년 9월 리왁싱을 받고 제가 인스타에 이런 글을 썼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더 가치 있는 게 멋지다 믿는다. 자켓 안쪽 ‘당신의 여행을 고스란히 기억해 줄 거에요’란 문장을 적은 분의 마음과 왁스자켓은 막 입어야 멋있다는 매니저님 믿고서 2년간 아낌없이 신나게 입었다. 옷은 내 멋대로 입어도 된다 생각한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가을에 입으려고 꺼내보니 보는 사람 불쾌할 수도 있겠더라. 리왁싱 부탁드렸다. 크크 역시 세상은 균형이라 맘대로 입은 만큼 관리도 잘 해주어야 하나보다. 어깨 부분 뜯어지고, 단추 고장 난 것도 다 고쳐 주셨다. 옷 하나 사고 이렇게 받아도 되나 싶다. 

 대학시절 호텔경영학 전공할 때 ‘사람 사이 가치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빠른 변화, 사람과 사람 접촉이 줄어들수록 옷과 바스통 매장을 통한 경험들은 더 소중해지는 느낌이다. 감사합니다 🙏🏿 🙏🏿 @bastong_yeonnam 

 덕분에 다시 멋대로 입겠습니다. 매해 제가 만난 봄가을이 자켓에 고스란히 담기길 바라면서요.

(Before After 사진 첨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물건과 같이 늙고 싶습니다. 성격상 물건을 아끼지 못합니다. 리왁싱 비포 사진 보시면 느끼실 것 같아요. 아낌없이 사용해서 저와 함께 보낸 시간만큼 주름이 생기고 기스, 상처를 멋이라 여기며 사용할 겁니다. 그런데 오래 사용하고 싶으면 그만큼 관리가 필요하더라고요. 제가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이 자켓 내가 젊었을 때 30대부터 여행을 함께해 오던 옷이야"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켓 안쪽에 적힌 "당신의 여행을 고스란히 기억해 줄 거에요'도 보여주면서 자랑하고요. 오랫동안 같이 할 수 있게 단단한 브랜드로 남아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