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15_Ivory
Henley Neck Shirt
- 키 : 171cm
- 몸무게 : 73kg
- 신발 사이즈 : 280mm
- 허리 사이즈 : 31~32 size
- 구매 사이즈 : L
어느 순간부터 아저씨 취향이 자리 잡은 제 패션 세계 속에서는 헨리넥 셔츠가 마치 약간은 먼 로망 같은 옷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메리칸 캐주얼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샌가 더욱 커져 있었고 운동을 해서 커진 몸집에 드디어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참지 못하고 구매해 버렸습니다. 제 인생 첫 헨리넥 셔츠, No.319 입니다.
헨리넥 셔츠의 원형은 조정선수의 유니폼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부터 운동한 사람이 입어야 멋있다는 색안경이 자리 잡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그래서 쉽게 접근하지 못 했는데, 하지만 운동을 꽤나 한 지금에서야 도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입어보고는 역시, 운동한 사람이 입었을 때 더 빛을 발하는 옷인 것 같습니다.
배송을 받고 바로 그 자리에서 뜯었을 때 익숙한 바스통 택과 함께 오른편에 작은 봉투가 있었는데, 속에는 여분의 단추가 있었습니다. 잘 보관해뒀다가 오래 입어서 단추가 떨어져 나가면 이걸 써야겠습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하늘하늘한 재질의 원단인 줄 알았는데 조금은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의 면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재미있던 부분은 봉제선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낸 부분입니다. 옷 전체적으로 약간 투박한 분위기를 뿜어대는데 이에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원단 표면의 짜임새가 조금 멀리서도 질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투박한데, 여기에 봉제선까지 투박하게 드러낸 느낌입니다. 이것이 No.411의 정체성인가 봅니다.
원단의 외부 질감과 내부 질감이 차이가 좀 납니다. 외부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원단의 짜임새가 촉감으로 느껴지는데, 내부는 비교적 부드러운 질감을 사용했습니다. 아직까지 입으면서 촉감 때문에 불편했던 적은 없습니다.
옷은 투박한 분위기를 내뿜지만 봉제와 마감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곳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마감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가끔 불량으로 마감이 잘못된 부분이 튀어 나오더라도 옷 자체가 풍기는 투박함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패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바스통 옷들을 구매하며 느낀 공통점은 위 사진처럼 밑단의 뒤 기장이 앞 기장보다 더 길다는 점입니다. 과거 기남해님의 디자이너의 일기를 찾아보면 No.212의 소개에서 "착용 시 튜닉을 입은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하시는데, 바로 이 말씀의 연장선이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기장 차이 때문에 앞에서 봤을 때는 하체가 더 길어 보여 비율이 좋아 보이고, 뒤에서 봤을 때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기능 또한 있는 것 같습니다.
착용 사진에서는 급하게 찍느라 넣입을 안 하고 찍었는데, 상의를 바지 속으로 넣어서 입었으면 비율도 더 좋아 보이고 보기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건 좀 아쉽지만 옷의 전체적인 모습이 잘 찍힌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No.411을 입은 뒤로 몸이 더 좋아 보인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여름에는 아무래도 얇읜 원단의 반팔을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적당히 더운 여름 날씨까지는 입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통풍도 잘 되는 편이고 두게도 얇은 데다가 흡습성도 꽤나 좋습니다.
무엇보다 첫인상은 조금 투박한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입어보니 투박함과 함께 세련되고 고귀해 보인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마치 부자가 휴양하러 느긋하게 마실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바스통이 참 이런 감성을 잘 살리는 것 같습니다. 바스통이 만드는 옷들은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No.411은 신선한 봄·가을 날씨에 입기에도, 약간은 더운 여름 날씨에 입기에도 적합한 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쌀쌀한 날에는 No.411 위에 가벼운 외투만 걸쳐도 되니까요. 소매를 걷어 올리고 단추를 풀어 헤치면 꽤나 시원해 보입니다. 특히 운동하신 분이라면 남성미를 뿜기에 좋은 옷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이 옷을 입고 휴양지에 여행을 가서 파라솔 아래에 누워 여유로이 책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제 작은 꿈입니다.
411에 대한 정성스러운 후기를 남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연스러운 감도와 은은한 고급스러움은 크게 공감 되는데요.
오랫동안 자주 착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