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02 : Pocket T-Shirt

Green

• 키 : 171cm
• 몸무게 : 73kg
• 신발 사이즈 : 280mm
• 허리 사이즈 : 31~32 size
• 구매 사이즈 : L

제가 바스통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말 다양한 종류와 장르에 도전하려는 정신이 바스통의 제품들을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무지 티셔츠 하나에도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 보이는 그 제품들을 보며, 그리고 그런 옷들을 내 신체 위에 걸쳐 입고 밖을 나설 때 조그마한 활력을 얻기도 합니다. 몸에 딱 맞고 옷이 태가 사는 것 같으면 그날 하루는 기분 좋은 시작점을 가지게 됩니다.

No.402는 품위를 갖추면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반팔 티셔츠입니다. 꾸안꾸라 하지 않던가요? 가볍게 걸치기만 해도 왠지 조금은 더 꾸민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마법 같은 옷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o.402는 무니텍스 원단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바스통의 자체 개발 원단인 듯합니다. 소재는 면 100%에 고밀도 60수 2합 Siro Compact 원사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완성된 실인 60수를 두 가닥 합사한 것이라고 하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원사가 되기 전 실(조사)에서 두 가닥을 합사한 것입니다. Siro는 원단을 짜는 기계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으며 Compact 원사는 원단의 여러 역사를 거치며 단점들을 최대한 보완한 원사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제품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놀랐던 점은 무지하게 가볍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입던 활동복들에 비하면 깃털 수준이었어요(과장 아닙니다). 그리고 가벼운 무게만큼 두께 또한 무척 얇습니다. 혹시 살이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할 수 있겠지만 위에서 서술했듯이 고밀도 원단을 사용해서 비침은 절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더운 날씨에 땀으로 샤워도 해보고 물 마시다가 흘려도 봤고 강한 조명 아래 서 있어보며 이리저리 험하게(?) 착용했지만 비침이란 절대 없는 얇은 티셔츠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편한 여름 활동복답게 넥 라인이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게 적당히 나왔고, 왼쪽 가슴팍에 작은 포켓이 달려 있어서 작고 가벼운 물건들을 간단히 수납하기 용이합니다. 그리고 마감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는데, 그런데 이번에도 앞뒤 편차가 있는 트임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패션업계 종사자가 아니라서 앞뒤 트임에 차이를 두는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비율적으로나 핏, 편의성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그리고 왼쪽 소매 부분에 빨간 양 로고가 자수로 새겨져 있는데 본 티셔츠의 그린 컬러와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빨간색이라기 보단 레드 와인색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본 티셔츠도 자수 로고도 흔히 볼 수 없는 컬러의 고급스러움을 내재하고 있어서 대충 걸쳐 있기만 해도 조금 더 꾸민 듯한 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바스통이 출시하는 제품들의 컬러는 대충 보면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컬러들이지만 직접 구매해서 여러 번 보다 보니 설명하기 어려운 바스통만의 색이 있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이번 No.402도 대충 봤을 때는 그냥 어두운 녹색이었지만 실물의 색은 일반적인 녹색과 조금 달랐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과 함게 범용성을 상당히 챙긴 느낌입니다. 면 100%인데도 실크로 만든 듯한 촘촘함과 광택, 그리고 면 소재의 부드러운 착용감까지 함께 여름에 가볍게 입기에 너무 좋은 옷이었습니다. 저도 어느새 가볍게 마실 나갈 때마다 애용하는 옷이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에 여드름이 많이 날 정도로 피부가 조금 민감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No.402는 걱정 없이 입을 수 있습니다. 이 옷을 입은 날엔 온 몸의 피부가 살아 숨 쉬는 것 같습니다. 통풍도 잘 되고 무지하게 가볍네요. 더운 여름날에 꾸미지 않은 듯 꾸민 듯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컬러와 핏을 찾고 있었다면 제격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