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92 : Ball Cap

White

• 키 : 172cm
• 몸무게 : 73kg
• 신발 사이즈 : 280mm
• 허리 사이즈 : 31~32 size
• 구매 사이즈 : L

저는 대두입니다. 누가 봐도 크다 할 정도로 대두인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의 모자를 썼을 때 제게 딱 맞았던 경험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군대에서는 58호를 착용했는데, 제 동기들부터 선후배 가릴 것 없이 대체로 56~57호 정도를 쓰더군요. 이제는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가 조금 더 크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대두라서 막 엄청 큰 불편은 없는데, 딱 하나, 모자 고르고 구매하는 것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쓰는 모자를 이쁘다고 사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나이키와 더불어 나름 도메스틱에서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이었는데 모두 머리가 껴서 잘 안 들어가거나 핏이 어정쩡해서 쓰고 다니기가 좀 민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모자를 잘 사지도 않지만 사게 되더라도 일명 '대두 모자'라고 불리는, 깊이가 깊고 지름이 넓은 모자만 골라 구매하게 됐죠. 제가 원하던 모자가 제 머리에 맞는 것은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제가 바스통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고, 이 브랜드에서 동양인의 두상에 맞는 모자를 출시했답니다. 이건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죠! 심지어 가격도 다른 브랜드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아서 모자가 거의 없던 저는 망설임 없이 구매하고야 말았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노을빛이 모자를 뚫고 비칩니다. 순면 100%로 되어 있는데 상당히 얇고 통기성도 좋으며 튼튼합니다.

따뜻한 물로 세탁기 사용은 가능하나,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완전 새하얀색이 아니라 살짝 노르스름한 색이 옅게 깔려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아니면 다른 보조 컬러 때문인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낮은 온도로 드라이하고 젖은 상태에서 즉시 다림질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챙에 스티치 라인이 7줄이 박혀 있어서 볼캡의 분위기를 좀 더 캐주얼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볼캡을 뒤집으면 바스통의 시그니처 컬러인 파인 그린으로 덧대어 있고, 스티치 라인이 여기도 박혀있습니다. 실을 아끼려면 위아래 모두 하얀색 실로 박을 수 있었을 텐데 아무래도 파인 그린에 하얀색 스치티가 박혀 있으면 통일성이 깨지니까 비효율적이라도 같은 색으로 박은 것 같네요. 이것도 바스통의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착용샷이 좀 범죄자처럼 생겼는데, 머리 정리를 안한지 좀 됐더니 풍성해져서 모자가 좀 뜨긴 합니다.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머리가 산발일 때 가리려고 운동하면서 종종 쓰곤 하는데 비교적 땀도 덜 차고 답답하지 않아서 애용합니다. 저는 머리 안 감은 날 외출할 때 주로 쓰기에 모자에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굉장히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요. 색도 약간 노르스름해서 땀이 좀 배도 그렇게 티가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폴로, 나이키, MLB 볼캡 같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을만한 바스통만의 개성있는 로고가 박혀 있어서 더 가치가 있습니다. 바스통 매니아라면 충분히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보장 받을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