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 182 cm
몸무게 : 73kg
사이즈 : L
바스통과의 인연을 시작한 제품이자 3년째 애용하고 있는 재킷입니다.
이전에는 시큰둥하던 왁스 재킷에 대해 관심이 생길 때 즈음, 바버/벨스타프 등의 브랜드를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 받았지만 너무 흔하고 제 체형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당한 제품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된 것이 바스통이란 브랜드 그리고 005 왁스 재킷. 당시 저는 정보가 전무했고 유명 브랜드 재킷들보다 가격도 높은 편이라 반신반의하면서도 사용자들의 후기들을 보며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만듦새에 있어서는 어떤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실물이나 한 번 보고 구매해야지 하는 맘으로 갔던 연남동 쇼룸에서 005 블랙워치 재킷에 반했습니다. 그게 그것같던 왁스 자켓과 다른 느낌, 제 체형에 잘 맞는 패턴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재킷들보다 오래 입을 수 있으니 좋은 것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익이라는 합리화를 하며 큰 맘 먹고 구매했습니다.
005 올리브 체크 자켓의 매력은 은은한 블랙워치 패턴에 있습니다. 왁스 때문에 체크 패턴이 과하지 않아서 처음엔 검정색 같기도, 남색 같기도 한 오묘한 느낌입니다. 블랙/네이비/카키 등 단색 컬러와 비교하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평소 블랙워치 패턴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실물에 만족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게는 비슷비슷한 기존 왁스재킷들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채워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옷의 완성도도 구매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무래도 오래 착용할 요량이었던 터라 내구성을 신경써서 보았는데, 원단의 종류와 특징부터 지퍼, 단추 등 부자재에 대한 설명, 칼라의 모양과 주머니 위치 등의 디테일까지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전면 포켓의 단추를 두 가지 형태로 체결해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만든 디테일에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더군요.
왁스재킷이 보온성이 좋은 터라 대체로 티셔츠,청바지 차림에 간편하게 걸칠 때가 많습니다. 이 때 체크 패턴이 포인트가 되는 것이 제 구매 의도에 꼭 맞아 떨어집니다. 벨트가 있는 디자인이라 남성적인 느낌을 주기에도 좋습니다. 때때로 셔츠에 타이를 매고, 가디건이나 자켓까지 챙겨 입은 뒤 005 재킷으로 마무리할 때가 있는데, 왁스재킷에 부정적이었던 주변 지인들의 평가가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입으니까 괜찮네.’
지난해 겨울 런던으로 여행을 갔을 때 ‘영국 날씨엔 왁스 재킷이 어울리지.’라며 005 재킷을 챙겼습니다. 영하의 기온은 아니었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서 왁스 재킷 고유의 장점 그리고 005 재킷의 완성도를 제대로 경험했습니다. 방수 성능과 보온 효과 거기에 다양한 차림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코디 용이성까지 모두 훌륭했습니다. 하루는 웨스트민스터 브릿지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이 재킷 어디서 구매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습니다. 오후 내내 비를 맞고 소호를 구경하다 들어간 피쉬 앤 칩스 먹으러 들어 간 식당에서 벗어놓은 005 재킷에 맺힌 물방울을 보고 기분 좋았던 기억도 있네요.
3년 동안 여름을 제외하고는 애용했고, 비도 많이 맞아서 왁스가 많이 벗겨졌습니다. 원단의 체크 패턴도 꽤 잘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자체로도 또 처음과 다른 매력이 있어서 이번 가을엔 어떻게 코디해볼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원래는 이번 시즌 정도에 리왁싱을 맡길 계획이었지만 왁스가 다 씻겨 내려가고 군데군대 해지고 터진 채로 입어도 멋스럽겠다 싶어서 계속 이대로 입어볼 생각입니다.
첫 인연 이후 3년간 옷장에 바스통 제품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단일 브랜드로는 아마 가장 많은 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첫 구매였던 005 재킷에서 좋은 첫인상을 받았고 만족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005라는 제품명을 통해 유추하건대, 오랫동안 리뉴얼을 반복하며 판매되는 것을 봐도 005 재킷은 바스통의 방향과 철학을 가장 잘 표현하는 제품 중 하나가 아닐까요? 저 역시 여전히 바스통의 수많은 재킷들 중에서 가장 멋진 것으로 005를 꼽습니다.
005는 바스통의 시그니처 제품으로 고객님들에게 많은 애정을 받는 제품입니다.
고객님께서도 만듦새와 블랙워치 패턴, 과하지 않은 왁스등에 만족하셨다니 기분이 좋네요~
늘 보내주시는 관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