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묘한 옷입니다.
몸에 핏하게 딱 맞는 옷은 전혀 아닙니다.
낙낙한 품에, 넥 라인도 여유롭게 늘어지는 타입이고, 어깨 선도 흘러내리죠.
그런데 또 몸매를 감춰버리는 푸대자루 같은 옷은 아니네요.
몸을 따라 흐르는 여유로운 라인 속에, 묘하게 바디 라인을 드러냅니다.
편안하면서도, 뭔가 나른한 관능미가 느껴지는 옷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저 제 몸이 섹시하지 않을뿐ㅋ 옷은 죄가 없죠ㅜㅜ)
소재도 독특합니다.
여름에 입기 힘들 것 같은 도톰한 니트 느낌의 원단인데...
그 짜임이 성겨서 의외로 덥지 않습니다.
한여름의 푹푹 찌는 폭염 속에서 입기는 역시 조금 무리겠지만,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이나,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여름밤이면 입을만 합니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고. 의외로 살갗에 끈적하게 감기지 않아서요.
여기까지는 네이비 제품 리뷰와 동일ㅋ
아이보리의 경우, '산티아고의 순례자', 혹은 '아랍의 석유부호' 느낌을 내고 싶으셨다고 룩북에 적으셨던 것 같은데ㅎㅎ
그 느낌 둘 다 성공적으로 살리셨네요.
그냥 순백색이 아니라 내츄럴한 아이보리 색감은 순례자의 검박함과 순결함을 느끼게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더러운 것 묻을 일 없는 석유부호의 깨끗하고 귀족적인 분위기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아무튼 흰색, 혹은 아이보리색 단색으로 이뤄진 상의는 굉장히 단조롭고 심심할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전혀 심심하지 않네요.
여유롭게 몸을 타고 흐르는 매력적인 실루엣과 독특한 원단의 질감 때문에 이 옷 하나만으로도 포인트가 충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산뜻한 중청 혹은 연청 데님을 깡총하게 롤업해서 요녀석과 매치하면... 정말 더할나위 없더군요.
색감과 실루엣이 정말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내년에도 또 만들어주세요ㅠㅠ 네이비, 아이보리 한장씩 더 쟁여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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